그는 1998년 주택은행장 취임 당시 “월급은 1원만 받겠으니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40만주(성과급 10만주 포함)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6년간 이른바 ‘김정태 프리미엄’은 어떻게 변했을까?
본보가 은행업 담당 애널리스트 3명의 도움을 받아 분석한 결과 김정태 프리미엄은 2001년 말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통합하기 직전 절정에 달한 뒤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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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행 주가는 김 행장이 주택은행장에 취임한 98년 9월 1일 3590원에서 퇴임한 2001년 11월 8일 3만3750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은 840.1%.
김 행장이 실시한 성과급제, 선진 회계 도입, 보수적인 기업여신 위험관리, 미국증시 상장 등을 투자자들이 좋게 보았기 때문이다.
은행업종 지수는 같은 두 시점을 비교했을 때 96.2% 올랐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금융팀장은 “주택은행의 주가 상승률과 은행업종 지수 상승률의 격차(743.9%포인트)는 김정태 주가의 흐름을 살펴보는 분석 목적상 ‘김정태 프리미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은행 주가는 재상장된 2001년 11월 9일 4만3200원에서 김 행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이달 10일 3만8600원으로 10.6% 하락했다.
이 기간 은행업종 지수는 28.2% 상승했다. 김정태 프리미엄은 마이너스 38.8%포인트인 셈이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을 필두로 가계 및 카드 대출 확장에 주력했다”면서 “공격적 소매금융 확장에 대한 경고가 쏟아지고 국민은행의 위험관리 능력이 의심을 받으면서 김정태 프리미엄이 꺾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정태 프리미엄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투자자였다.
‘김정태 시절 주택은행’의 외국인 지분은 23.2%에서 66.9%로 43.7%포인트 늘어 은행업종 증가율(32.1%포인트)보다 높았다.
‘김정태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은 68.4%에서 77.9%로 9.5%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은행업종의 외국인 지분은 52%에서 63.9%로 11.9%포인트나 상승했다.
리먼브러더스 윤용철 리서치 헤드는 “2002년 이후 외국인은 김 행장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를 거둬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신기섭 부행장은 “가계 및 카드 부실 처리를 마무리 짓고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다져놓은 시점에 김 행장이 물러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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