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건물-토지 통합과세]부동산에 미칠 영향

  • 입력 2004년 9월 15일 18시 40분


내년부터 부과될 주택세는 집값이나 주택거래 등 주택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고가(高價) 아파트가 몰려있는 서울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등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상당 기간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아파트들의 상당수는 시세가 6억원을 넘지만 면적과 건축비를 기준으로 부과되던 기존 세제로는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이 매겨졌다. 그러나 집값을 기준으로 하는 주택세가 도입되면 세금이 크게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은 이미 주택거래신고지역,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도, 내신을 강화하는 내용의 대입제도 도입 등으로 주택거래가 거의 실종된 상태다.

대부분의 현장 전문가들은 여기에 세금 부담까지 높아지면 강남권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전국적인 주택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전국적으로 아파트의 평균 평당 가격이 700만원 수준”이라면서 “평균보다 높은 서울 대부분 지역과 수도권은 세 부담이 늘어날 것이고 특히 서울 강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도 “늘어난 세금이 액수로 따지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 조치가 정부의 ‘강남 때리기’ 선상에 있는 것으로 비치면 이 지역 주택시장이 받는 심리적 위축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주민들이 아파트를 팔거나 새로운 수요가 줄어 강남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시기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비싼 주택을 갖고 있으면 세금을 더 내야하는 것이 맞지만 이번 주택세는 일부 계층을 겨냥한 ‘징벌적 부유세’ 성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제 변화는 이를 뒷받침할 기술적 준비가 충분해야 하고 부동산 시장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시장이 가라앉은 시기에 세금이 늘어나면 주택 수요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다만 서울 강북이나 지방 등은 강남에 비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주택세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세 도입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부 주장도 없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은 “재산세 과표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해 주택시장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