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1조97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중간배당금으로 7643억원을 지급했다.
6조2719억원의 상반기 순이익 가운데 43.6%를 주가 안정을 위해 쏟아 부은 셈.
삼성전자가 연내 자사주 매입에 추가로 2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다 연말 배당금까지 포함하면 올해 증시에 투입하는 돈은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이 11조원임을 감안하면 연간 순이익의 절반 정도가 증시로 흘러드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도 상반기 순이익 3533억원 가운데 40.5%인 1431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썼다. 기아차가 작년과 같은 규모(1214억원)로 연말 배당을 한다면 올해 예상 순이익 7498억원의 35.3%를 증시에 넣는 셈이다.
1821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KT&G는 상반기에 자사주 매입을 위해 890억원을 지출했다. KT&G는 또 연말까지 2100억원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고 연말 배당금으로 주당 1600원씩 2855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포스코와 KT는 상반기 순이익의 각각 24.7%, 37.1%를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 배당에 썼다.
기업이 수익성 있는 사업 계획을 찾지 못하면 남는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자를 외면한 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치중하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LG투자증권 박종현 기업분석팀장은 “기업들의 현금 흐름은 좋지만 내수 침체와 세계 경기 둔화 등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면서 “주주가치 극대화가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생산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국내 주요 기업의 상반기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현황 | ||||
기업 | 상반기 순이익 | 자사주 매입 | 중간 배당금 | 순이익 대비 증시 투입 비율 |
삼성전자 | 6조2719억원 | 1조9700억원 | 7643억원 | 43.6% |
기아자동차 | 3533억원 | 1431억원 | - | 40.5% |
KT&G | 1821억원 | 890억원 | - | 48.9% |
포스코 | 1조6300억원 | 2850억원 | 1176억원 | 24.7% |
KT | 5647억원 | - | 2097억원 | 37.1% |
자료:증권거래소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