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포스코, ‘나눔의 집’ 마련 노인들에 무료급식 호평

  • 입력 2004년 9월 17일 22시 17분


“점심 걱정은 덜었어. 친구들이랑 함께 밥 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도2동 사무소 옆 ‘포스코 나눔의 집’에는 70대 안팎의 노인 200여명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한 할머니는 “집에서 혼자 외롭게 점심을 먹을 때가 많았는데 이젠 급식소 때문에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고 좋아했다.

이 곳은 포스코가 올해 5월 포항시 남구지역에 사는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무료 직영급식소로 월∼금요일 오전 11시반부터 오후 1시반까지 운영된다.

자원봉사를 하는 주부 원경연(元京連·42)씨는 “오전 11시경이면 이미 오셔서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세계 21개 대형 철강회사 가운데 ‘경쟁력 1위’로 평가받는 포스코.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8월 포스코에 관한 특집기사에서 “포스코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있는 한국을 세계 최대의 철강국가로 만들었다”며 “국내외 투자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철강업체”라고 소개했다.

이런 포스코가 10년 넘게 묵묵히 봉사활동을 펴오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 1만여명은 1991년부터 포항지역 농어촌 마을과 시내 일부 동네를 대상으로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자매결연을 한 마을은 219곳에 이른다.

‘자매마을’에 대한 직원들의 애정은 상당한 수준이다. 체육대회나 경로잔치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공사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당장 나서서 도와준다.

직원들은 얼마 전 태풍 ‘매기’가 지나갈 때에도 자매마을에 피해가 없는지 가장 먼저 연락했다.

지난달부터 직원들은 포항의 소년소녀가장 등 외로운 청소년 100여명과 인연을 맺었다. 부모가 돼 이들의 성장을 돕는 ‘정서적’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품질기술부 장세환씨(31)는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경제적인 도움보다 가족애였다”며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8일은 쉬는 날이지만 포스코 직원 3000여명은 자매마을이나 치매노인 보호시설 등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봉사활동을 더 활발하게 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봉사지원팀을 정식 기구로 만들었다. 우량 기업이라도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호응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다.

봉사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손기진(孫基珍·44)씨는 “품질 좋은 철강을 만들어야 하는 목표와 대등하게 봉사활동도 잘 해야 뿌리 깊은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중국과 인도 등 포스코가 진출해 있는 외국에서도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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