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입찰을 주관하는 자산관리공사의 연원영(延元泳) 사장이 팬택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력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이번 입찰은 두산과 효성의 ‘2파전’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연 사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19일 팬택과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 컨소시엄이 “진행 중인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공정한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연 사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분할매각의 경우 일괄매각에 비해 자산분리 등에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드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해 대우종기의 일괄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분할매각은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일괄매각보다 1000억원 이상 많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일괄인수에 뛰어든 팬택과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의 컨소시엄에 대해 “노조의 지원을 받고 있어 비(非)가격 조건에서 다소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자금조달 능력과 방법 등에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해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우리사주조합이 추진 중인 대출 방식도 문제고 금융기관이 잘 협조할지도 의문”이라며 “팬택이 우리사주조합 지분 인수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것도 주주들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입찰의 경우 비가격적 요건에서는 대우종기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팬택 컨소시엄이 유리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팬택 컨소시엄측은 이와 관련해 “연 사장이 특정 업체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발언을 함으로써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팬택 컨소시엄에 참여한 대우종기 우리사주조합도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하는 등 연 사장의 발언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연 사장은 “외국 투자사인 AK캐피탈이 한보철강 채권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비해 채권단이 추가비용 분담을 약속하지 않으면 한보철강 정리계획안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혀 한보철강 매각 작업의 장기 표류 가능성을 예고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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