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中企들,어려울수록 뭉쳐야죠”

  • 입력 2004년 9월 19일 21시 17분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연말까지 어떻게 버틸지….”

“원자재 값이 오른 데다 내수판매까지 겹쳐 불황을 타개하기가 어렵습니다. 외환위기 때 보다 더한 것 같습니다.”

15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 내 신발진흥센터 3층 회의실. ‘신발업체 최고경영자(CEO)포럼’에 참석한 10여명의 신발업체 대표들이 불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묘안 찾기에 머리를 맞댔다. 이 포럼은 지난해 4월 신발업계의 정보를 나누기 위해 결성됐다.

이날 대표들은 내년 신발시장에 도입될 디자인 등 마케팅 전략을 논의했으나 생산현장의 경영난을 더 걱정했다.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정보에 약하고 인력과 자금이 부족해 위기를 타개하는 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이런 모임을 활성화하고 세미나를 여는 등 탈출구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부산조선기자재조합 소속 130여개 회원사도 ‘녹산산단경영자협의회포럼’을 만들기로 하고 현재 예산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숙원사업인 공동물류센터를 건립키로 하고 조만간 업체대표들로 ‘물류센터 사업추진단’을 발족할 방침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21개 정보기술(IT)업체가 참가해 만든 ‘인천 IT기술교류회’는 올해부터 5,6개 업체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콘텐츠 개발하고, 논문집과 연구서도 함께 발간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광주지역에서는 광(光)산업과 관련한 복합 토론 연구모임인 ‘광산업발전협의회’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 모임의 김국응 회장은 “업체 대표와 대학교수 등으로 2000년 구성된 협의회는 그동안 활동이 주춤했으나 최근 산업전반에 위기가 닥치면서 매달 만나 국내외 업계 동향과 연구 성과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에선 올해 1월 600여개의 벤처기업이 ‘한국ICMS협회’를 창립해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을 연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같은 업종끼리의 모임 뿐 아니라 다른 업종끼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공동이익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재 부산에는 업종이 다른 310개사가 23개 단체를 결성해 상호 보완적인 다양한 경영정보 등 수평적인 교류활동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선 9800여개 중소기업이 최근 경북도, 각 기초단체와 함께 ‘전자우편 서비스’를 개통해 기술개발과 주요시책, 시장동향 등 최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부산이(異)업종교류연합회 정수천 이사는 “상대적으로 자원이 빈약하고 어려운 경제상황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한파를 넘기 위해 이업종 교류를 더 활성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김권기자 goqud@donga.com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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