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심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 연원영(延元泳) 사장이 우리사주조합의 자금 조달 능력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기 때문.
대우종기 노동조합은 입찰 포기 및 매각 반대 투쟁까지 거론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대우종기 신승우(辛承雨) 노조위원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 작업을 공정하게 주관해야 할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특정 기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자금 조달 능력에 회의적 시각을 제기한 것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연 사장의 편파적 발언은 국제경쟁입찰 심사 과정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불공정한 매각 절차가 계속 진행된다면 입찰 참여를 포기하고 강력한 매각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팬택컨소시엄도 “연 사장의 발언이 대우종기 인수자 선정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팬택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단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 사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팬택컨소시엄이 노조의 지원을 받고 있어 비(非)가격 조건에서 다소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우리사주조합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우종기 인수전이 △팬택컨소시엄 △두산중공업 △㈜효성의 3파전에서 두산중공업과 ㈜효성의 2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문이 확산되자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자산관리공사는 20일 “우선협상대상자의 복수선정이나 예비협상대상자 선정 여부 등은 공자위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특정 입찰자에게 불공정하게 편향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관리공사는 14일 7개 회사가 제출한 대우종기 최종 인수제안서를 받았으며 인수가격과 자금력, 도덕성, 미래 경영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0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를 공자위에 상정할 방침이다.
한편 두산중공업과 효성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연 사장의 말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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