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나노 반도체가 한국미래 이끌 것”

  • 입력 2004년 9월 20일 17시 53분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로선폭 60나노미터, 용량 8기가비트의 낸드 플래시메모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권주훈기자
삼성전자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로선폭 60나노미터, 용량 8기가비트의 낸드 플래시메모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권주훈기자
“현재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앞으로 5년,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수출 1위 품목으로 남을 것입니다.”

‘미스터 메모리’란 별명을 갖고 있는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황 사장은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 최초의 회로선폭 60나노미터(nm) 플래시메모리 등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성장 동력이 없다고 걱정하지만 나노기술로 무장한 반도체 칩이 한국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낙관론’의 근거로 자신이 2002년 발표했던 ‘메모리 신(新)성장론’, 일명 ‘황의 법칙’이 5년 연속 사실로 입증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1999년 256메가비트(Mb) 제품 이후 ‘황의 법칙’대로 2000년 512메가, 2002년 2기가, 2003년 4기가, 올해 8기가비트(Gb)까지 매년 용량을 갑절로 키운 제품을 5년째 개발해 왔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율이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인 미국 인텔을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점유율로는 삼성전자가 인텔의 2분의 1밖에 안되지만 최근 매출 성장률은 삼성전자가 80%, 인텔이 22%에 그치고 있습니다.”

황 사장은 “올해 4·4분기(10∼12월)에는 D램의 수요가 늘어나고 플래시메모리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어 3·4분기(7∼9월)보다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내년에는 메모리 시장이 악화돼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나빠지더라도 삼성전자는 메모리제품뿐 아니라 비(非)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 1위의 제품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면서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메모리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제품의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내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 인텔사에서 1992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뒤 2000년 메모리사업부 사장을 거쳐 올해 1월 반도체 총괄 사장을 맡았다.

:황의 법칙: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반도체 학술행사인 ISSCC에서 황창규 사장이 처음으로 발표한 ‘메모리 신성장론’의 별명. 휴대전화 등 모바일기기와 디지털 가전의 보급 확산으로 메모리반도체의 용량이 매년 갑절로 커진다는 내용. PC시장의 성장으로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6개월마다 2배로 커진다는 ‘무어의 법칙’과 대비되는 이론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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