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사면초가에 빠진 ELS펀드=ELS펀드는 투자금액의 95∼96%가량을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주식이나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한다.
채권에 투자해 얻는 확정금리로 원금을 보존하고 주식 투자로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돼 펀드이면서도 원금 일부를 떼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품이다.
하지만 4%를 웃돌던 시중금리가 최근 들어 3.5%대까지 떨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금리가 4%일 때는 96% 편입한 채권 이자로 원금을 보존하고 나머지 금액을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해 10% 남짓한 추가 수익률을 올렸지만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 같은 구조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내린 만큼 채권 편입비중을 늘리고 옵션 투자 비중을 줄이면 된다. 그러나 옵션을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구입해야 하는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옵션 구입량이 줄어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강면욱 상무는 “옵션 구입량이 많을수록 증권사와의 협상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해 수익률도 높여 받을 수 있다”면서 “옵션 구입량이 줄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수익 얻으려면 위험도 감수해야=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원금보존형 펀드 대신 투자자가 다소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투자 자금을 채권에 투자하지 않고 2, 3개의 우량 주식에 넣는 ‘○○스타 펀드’나 주가가 일정 부분까지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지급하고 계약이 만료되는 ‘조기 상환형 펀드’가 대표적인 사례.
그러나 이들 펀드가 우량주에 투자하고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수익을 얻는다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을 떼일 가능성은 ELS 펀드에 비해 훨씬 높다.
삼성투신운용 상품전략팀 나상용 과장은 “시중금리가 빠르게 인하되면서 원금보존형으로는 수익을 맞추기 어려워 원금 보존을 포기하더라도 다른 방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예금에서 투자로 바뀌고 있는 것처럼 펀드 투자 역시 원금을 보존하는 안정형에서 다소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형태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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