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법안 내용이 당초 정부에 건의했던 수준에서 상당히 후퇴했으며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면서 “기업도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이 몇 개 안 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자칫 땅 투기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떤 내용이 들어있나=우선 기업도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들어서도록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신행정수도 예정지역인 충남은 사실상 기업도시 대상지역에서 배제된 상태다.
기업도시는 산업교역형 지식기반형 관광레저형 혁신거점형 등 4가지 유형이 있다. 산업교역형과 관광레저형 등이 접목되는 복합기업도시도 탄생할 수 있도록 했다.
유형별 도시는 전체 가용지의 30%(관광레저형은 50%) 이상을 도시 기능에 맞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에는 외국인전용 카지노와 경마·경정·경륜장 등이 들어서게 되며, 총사업비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사업시행자만 신청할 수 있다.
기업도시 참여 기업에는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출자총액제한 및 신용공여한도 완화, 토지수용권 부여, 각종 세금 감면 등의 지원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또 사업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39개 법률, 81개의 인허가 사항도 원스톱으로 처리된다.
다만 출자총액제한과 신용공여한도 완화, 학교 및 병원 설립 등 일부 지원책의 경우 아직까지 부처간 협의가 남아있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와 보건복지부의 반대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난항이 예상된다.
건교부는 내년 3월까지 관련법과 규정을 모두 정비하고 내년 6월부터 기업으로부터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기업도시 건설은 2007년경 착수돼 2015년께 완료될 예정이다.
▽기업들 반응은 미온적=기업도시 특별법은 지난해 10월 전경련이 요청을 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추진된 법이다.
하지만 전경련은 이날 발표된 특별법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전경련 유재준(柳在準) 기업도시태스크포스팀장은 “토지수용을 할 때 전체 매입 토지의 50%를 미리 매수해야 나머지를 수용해 주겠다고 하는데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50%의 땅을 사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공공기관이 하는 것처럼 완전 수용권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기업도시에 적극적인 기업은 아직 없으며 단지 관심을 갖고 있는 수준”이라면서 “법안 내용을 갖고 몇몇 기업에 확인해 본 결과 ‘지켜보며 이해관계를 맞춰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윤순철 정책실장도 “오지에 기업도시를 건설하면 물류비용 인력충원 등의 어려움이 많아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는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면서 “자칫 잔뜩 특혜만 줘서 기업들의 땅 투기만 부추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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