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거래내용-탈세추적 엇갈린 반응

  • 입력 2004년 9월 22일 17시 47분


국세청이 1998년 이후 공급된 아파트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내용 전체를 전산화하여 탈세 여부를 가리기로 하자 향후 부동산 경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요 타깃인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일단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인터넷 부동산정보업체 A사의 시황분석팀장은 “2000년을 전후해서 서울 강남지역(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의 아파트 분양권과 입주권 프리미엄이 치솟기 시작해 대부분 분양가의 2∼3배까지 올랐다”며 “국세청 방침대로라면 앞으로 이런 아파트 대부분이 조사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직 세무공무원 출신 재테크컨설턴트 B씨는 “국세청의 계획대로 분양권 전산관리가 이뤄지면 분양권 거래시 절세를 목적으로 거래가를 줄여 신고하는 일은 불가능해진다”며 “이는 곧 분양권 거래의 투자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파구 잠실동 행운공인중개사무소 박헌순 실장은 “과거 거래만 조사하더라도 심리적 충격 탓에 신규 거래까지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국세청의 이번 조치가 투기억제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일부 나온다.

송파구 문정동 114삼성공인 박한숙 사장은 “이미 여러 차례의 세무조사를 통해 과거 투자에 대한 정리가 이뤄졌고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실거래가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여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강남지역 일대 부동산시장은 아직까지는 차분한 분위기다.

강남구 대치동 신세계공인의 박정환 사장은 “타워팰리스 등 프리미엄이 높게 붙었던 아파트 분양권을 거래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두세 차례 세무조사를 받았다”며 “분양권 관리시스템을 통해 드러날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