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피아노 업체들로부터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국내 피아노 업계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삼익악기와 영창악기의 기업결합이 최상의 선택인데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무리한 잣대를 들이대는 바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는 것.
일부에서는 삼익악기가 영창악기를 인수하지 못하게 되자 의도적으로 부도를 일으켰다는 의혹도 있지만 삼익악기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인수에 제동이 걸린 마당에 굳이 부도를 막기 위해 자금을 추가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장항석(張恒碩) 독점국장은 “영창악기의 유동성이 좋지 않아 부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이미 예상했다”며 “하지만 부도를 이유로 경쟁제한적인 기업 결합을 인정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우종합기계 매각작업도 논란을 빚고 있다.
연원영(延元泳)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17일 대우종기 인수에 참여하고 있는 팬택과 우리사주조합 컨소시엄의 자금 동원력에 대해 공식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팬택컨소시엄에서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고 있다.
컨소시엄측은 매각 작업을 공정하게 주관해야 할 자산관리공사가 특정 기업에 대해 미리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앙대 정광선(鄭光善·경제학) 교수는 “정부가 M&A를 판정할 때는 국내 독점 심화는 물론 한 산업의 국제적 경쟁 구도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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