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허위공시 ‘슈퍼개미’ 첫 제재

주식 보유 목적을 허위로 공시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보유주식을 처분해 막대한 차익을 얻는 이른바 ‘슈퍼개미’에 대한 제재가 처음으로 내려졌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2일 개인투자자 박모씨를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감독 당국이 주식 보유 목적을 허위 또는 애매하게 공시해 매매차익을 챙긴 슈퍼개미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선위에 따르면 박씨는 올해 4월부터 7월 말까지 코스닥 등록기업인 대진공업의 주식 36만5000주(5.75%)를 취득한 뒤 목적을 ‘경영 참여’라고 기재한 주식 대량보유보고서를 지난달 2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박씨는 이후 대진공업의 주가가 오르자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해 수천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금감원 조사1국 정은윤 팀장은 “박씨는 사실상 경영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는데도 매수세를 끌어들일 목적으로 주식 보유 목적을 허위로 공시한 뒤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자 곧바로 주식을 팔아 시장 질서를 교란했다”고 말했다.

증선위는 또 허수매수, 통정매매 등의 수법으로 시세를 조작한 혐의로 코스닥 등록기업 H사 이모 회장 등 8명을 시세조종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이 회사 신모 이사 등 16명을 검찰에 통보하기로 의결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