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유행했던 저렴한 빵들이 추억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갓 구워낸 맛을 무기로 1990년대 들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던 베이커리 빵의 인기가 경기불황으로 주춤하고 500원 미만의 양산 빵들이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
삼립 샤니 기린 등 국내 3대 양산 빵 업체는 최근 주문량이 부쩍 늘면서 공장을 풀가동하고 젊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신제품도 내놓고 있다.
삼립식품은 대표적 제품인 ‘삼립 크림빵’을 올해 초부터 8월 말까지 1500만개 이상 팔았다. 최근 하루 평균 판매량은 8만여개.
이 회사의 ‘미감 식빵’도 하루 3만개 이상 팔리고 있다. 지난해 하루 판매량보다 30%가량 늘어난 것.
삼립은 최근 보성 녹차 등 팔도 특산물을 주 원료로 한 ‘삼립 팔도빵’도 새로 내놓았다.
샤니는 올 상반기 매출이 10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어났다. 단팥빵, 보름달, 옥수수빵 등 대표적 제품들이 매달 5억원 이상 팔린 결과다.
샤니는 ‘추억의 빵’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1970, 80년대에 방영했던 TV 광고를 매장에서 틀고 있다. 또 올 상반기에는 호밀식빵, 검은콩 페스트리, 호두 단팥빵, 호밀 단팥빵 등 ‘참살이(웰빙)’ 제품을 잇달아 새로내놓았다. 이들 빵은 두 달 만에 8억원어치가 팔릴 정도로 인기.
‘소보로빵’ ‘슈크림빵’ 등으로 유명한 기린은 지난해 10월 화의를 졸업한 뒤 올 1·4분기에는 7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고 상반기에는 작년 상반기보다 매출이 7% 늘었다. 양산 빵 부문은 특히 17%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립식품 김승호 상무는 “불황 때문에 빵과 우유로 한 끼를 때우거나 간식으로 베이커리 대신 양산 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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