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에너지의존도가 특히 높은 한국 경제는 경제성장률 하락과 물가상승, 경상수지 악화 등 경제전반에 걸쳐 타격이 클 전망이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선물가는 장중 한때 배럴당 50.4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전날보다 배럴당 0.26달러 오른 49.90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 가격과 마감 가격 모두 1983년 NYMEX에서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도 배럴당 47.07달러로 전날보다 0.20달러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47달러대를 넘어섰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1.34달러 상승한 배럴당 38.14달러로 한 달여 만에 다시 38달러대에 진입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허리케인 피해 여파로 미국 석유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데다 주요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정정(政情)불안이 겹쳐 석유공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유가의 폭등세로 한국 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은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물가상승 압력을 높여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달러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지고 소비자물가는 0.15%포인트 오르며 경상수지는 7억5000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업계도 유가상승이 제조원가를 높이고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비상 경영’에 들어갔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미국 경제도 배럴당 50달러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고 하지만 50달러가 넘어서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고유가가 지속되면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도 무역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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