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국내 기업 환경이 더 악화될 경우 5곳 중 1곳은 한국을 떠날 생각인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외투기업 301개사를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환경이 주변 경쟁국보다 좋다'는 곳은 전체의 10%에 불과한 반면 '좋지 않다'가 43.9%에 달했고 46.2%는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전체의 36.2%는 국내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허가 지연 등 과다한 규제'를 꼽았다.
특히 국내 기업 환경이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경우 19.6%는 사업기반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답했다. '이전하지 않겠다'는 57.1%, '잘 모르겠다'는 23.3%였다.
대한상의는 실제 사례로 2000년 국내에 진출한 독일의 폐기물 소각로 제작업체 한국법인이 경기도 내 한 도시에 공장을 짓기 위해 1년 넘게 관련 기관 인허가를 받으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자 결국 중국 단둥에 소각로를 신축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 환경이 열악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외국인 투자기업의 고용창출 효과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처음 국내에 진출할 당시 1개사 당 평균 148명이었던 외국인 투자기업의 고용 인원이 현재는 233명으로 5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도소매 및 서비스업의 고용증가율이 121.5%로 제조업(23.0%)을 압도했고, 투자형태별로는 공장설립을 포함한 신규투자(136.7%)가 M&A 등 기존 기업인수(17.2%) 보다 훨씬 높았다.
또 투자금액과 고용인원을 비교 분석한 결과 외국인 투자기업에 국내 근로자 1명의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11만6747달러(약 1억3425만원)의 투자유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분율 80%, 투자액 100만달러 이상의 외국인투자기업 301개사(제조업 155개사, 도소매·서비스 146개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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