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2001년 벤처기업에 지원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의 부실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자격 미달의 벤처 기업을 무리하게 지원한 데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소기업경영난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기술신보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종구(李鍾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6차례에 걸쳐 보증한 2조3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 가운데 7443억원(32.6%)이 이미 부실(채무불이행)로 드러났다.
또 8월 말까지 만기가 돌아온 1∼3차 발행분 1조2559억원 가운데 5179억원(41.2%)은 부실이 발생했으며 4041억원(32.2%)은 일반 대출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만기가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된 금액은 3339억원(26.6%)에 그쳤다.
만기가 연장된 227개 업체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BB+) 이하인 데다 최근 경기침체에 따라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부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총 부실규모는 기술신보의 당초 추산(7443억원)보다 많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부실 부분은 결국 국가 재정으로 메우게 돼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감독을 강화하고 부실 관련자들에 대해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술신보의 한 관계자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 보증을 통해 회생시킬 것인지는 정부의 정책 목적에 따른 것”이라며 “보증을 받은 기업의 상당수가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실화돼 채무불이행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기술신보와 신용보증기금 등의 중소기업 대출 보증액이 6월 말 현재 48조880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17조283억원)의 2.9배로 늘어난 규모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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