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보는 10월증시]유가 큰변수…750~900 등락예상

  • 입력 2004년 9월 30일 18시 38분


《10월 증시는 국제유가, 수출, 내수, 금리, 실적 등 5가지 불확실한 재료에 따라 출렁거릴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30일 “호재가 없고 불확실한 변수가 많아 10월 종합주가지수는 75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주가 하락 가능성 커=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자산운용사 대표가 제시한 10월 예상 지수범위는 750∼900으로 넓은 편.

이들은 “냉정하게 말하면 지수가 800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골드먼삭스증권 임태섭 전무는 “경기 순환주기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힘든 만큼 지수 움직임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정태욱 상무는 10월 지수가 750∼850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10월 지수는 9월 최저치(815.85)보다 최고 8.07%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것.

이런 비관적 지수 전망은 수출경기 부진과 유가 상승 탓이다.

임 전무는 “주요 수출 상대국인 미국의 경기 상승세가 둔화한 데다 유가가 급등한 만큼 한국의 수출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 금리역전 우려=미국 금리가 오르고 한국 금리는 내리는 양상이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에서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세계 자금이 금리 움직임을 쫓아 미국에 집중되면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가 이런 원화가치 하락을 염려해 한국을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한국 주식을 산 외국인 관점에서 원화가치 하락은 평가손실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이사는 “중국이 긴축정책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한국 수출 기업이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최근 3개월간 주가 흐름은 ‘내수주 강세, 수출주 약세’로 요약된다. 내수 경기 회복과 수출 경기 둔화 전망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10월 증시 흐름은 종전과 달라질 전망이다.

랜드마크투신운용 최홍 사장은 “내수 관련 업종의 성장 동력이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어서 필수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 외엔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3·4분기(7∼9월) 실적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최 사장은 “직전 분기보다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며 “이른바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이사는 “유가 상승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정유주와 불황 때 강세를 보이는 음식료주를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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