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성장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위축되면서 심각한 경제난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다. 또 에너지 고소비형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가 폭등에 따른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유가는 내년 세계경제의 최대 위협요인=IMF는 세계경제의 올해 성장률이 최근 30년 새 최고치인 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유가 수준이 여전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F 라그램 라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유가 급등은 최근 몇 개월간 세계경제의 성장세를 약화시켜 왔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F는 이날 한국과 세계 경제전망을 제시하면서 올해와 내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평균 37.25달러로 가정했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추가공급 여력이 매우 낮아 추가적인 유가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럴 경우 각국의 경제성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IMF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를 때마다 세계경제의 성장률은 0.3%포인트씩 떨어진다고 추산했다.
IMF가 우려하는 것처럼 유가 폭등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연간 8억배럴씩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은 △물가 급등 △경제성장률 하락 △경상수지 악화 등의 영향을 받게 된다.
▽중국과 미국경제 둔화 가능성=IMF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9.1%)와 거의 변화가 없는 9.0%로 전망하면서도 내년에는 7.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성장률 둔화에 따라 내년 수입증가율도 올해 30%에서 2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중국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한국 등 아시아경제의 성장세를 좌우할 것이라며 현재의 전망치보다 더 급격히 둔화될 경우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씩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미국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도 당초 3.8%에서 3.5%로 낮췄다. 고유가와 이로 인한 소비위축,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 등이 미국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폭등과 경기선행지수 등 몇 개월 후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미국경제의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36.4%(8월 기준)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경기가 둔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은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물가 상승세에 따른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능성=IMF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세계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최근의 물가상승 추세의 원인을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설명하면서 각국의 중앙은행은 통화긴축의 필요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요국들이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면 이는 경기긴축을 시도한다는 의미이므로 해외시장에서의 한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고 수출이 감소하게 된다.
이와 함께 다른 나라가 금리를 올리게 되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 투자자본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떠나는 유출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朴宗奎)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주가가 하락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한국의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IMF는 또 세계 주요국의 주택가격이 최근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올랐다며 주택가격의 거품이 꺼질 경우 소비위축과 이로 인한 경기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이 지적한 위험요인과 한국경제 영향 | ||
요인 | IMF 분석 | 한국경제 영향 |
고유가 | 내년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를 때마다 세계경제의 성장률은 0.3%포인트씩 하락 | 물가 상승, 경제성장률 저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현실화 |
중국 경제 | 중국경제 경착륙 가능성 상존아시아 경제에 큰 타격 |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차질 |
미국 등선진국 경제 | 유가수준, 소비심리 등 변수에 따라 내년 미국경제 둔화 가능성일본 경제성장률은 올해 4.4%에서 내년에는 2.3%로 둔화 | 한국의 대미국 수출 등 차질 |
주택가격 | 최근 세계적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설 경우 소비 급감 가능성 | 세계 주요국의 소비가 감소할 경우 한국의 수출 감소 우려 |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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