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석(鄭泰錫·사진) 광주은행장은 이러한 일련의 선순환 과정을 통해 강한 조직을 만들고 이에 따른 보상은 부하 직원들에게 돌리는 상사로 기억된다.
필자가 1987년 삼성생명에서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정 행장은 동원증권 기획실장으로 이 회사의 성장 발판을 만들고 있었다.
증권업계 최초로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으며 우수 인재를 외부에서 대거 수용함으로써 조직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높여가고 있었다.
최고경영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을 외풍(外風)으로부터 보호했고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줬다.
정 행장이 후배들에게 요구하는 근무수준이나 업무의 질은 높았다. 하지만 일단 일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으면 상당한 권한 위임과 결정권을 넘겨줌으로써 동기유발을 시키곤 하였다.
당시 국제영업팀장이었던 필자가 수백억원 단위의 투자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상사였던 그가 후배를 믿고 과감히 지원해준 결과다.
10여년을 같은 회사에 일하면서 그는 ‘내가 경영자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모델을 제시해준 분이기도 하다.
수 년 전 골프를 함께 나갔을 때였다. 정 행장은 당시에 힘으로만 골프를 하려던 본인에게 “골프와 경영은 머리로 하는 것”이라며 “머리 나쁘고 부지런하기만 한 CEO는 최악”이라는 농담 섞인 핀잔을 건넸다. 그분의 충고는 CEO가 된 이후에도 쉽게 잊을 수 없는 가르침으로 기억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발휘했던 빠른 의사 결정력, 추진력, 미래에 대한 탁월한 시각이 제1금융권인 은행의 강점과 맞물려 또 하나의 ‘성공신화’로 이어지길 기원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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