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수도이전 편승 아파트분양가 뜀박질

  • 입력 2004년 10월 7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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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근거로 아파트 분양가를 이렇게 올립니까. 칼만 안 들었지….”

㈜운암건설과 ㈜금성백조가 이달 중 분양예정인 대전 유성구 관평동 대덕테크노밸리 아파트 분양가를 놓고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대전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1년 전에 비해 땅값은 45만원 정도 올랐는데 분양가는 평당 200만원 가까이 올리려 한다. 수도 이전에 편승한 상술”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7일 유성구와 관련 업체에 따르면 운암건설은 지구 내 2단계 12블록에 483가구(35∼49평형), 금성백조도 7,8블록에 938가구(35∼50평형)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들이 유성구청에 낸 사업승인서의 사업비를 분석하면 평당 분양가는 630만∼670만원. 이는 지난해 상반기 같은 지구 1단계 아파트 분양가 480만∼490만원에 비해 평균 2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40평형을 분양받으려면 1년 전보다 최고 700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실정.

건설사들은 “땅값과 원자재가 등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이번에 분양하는 아파트 땅값은 평당 165만원으로 지난해 인근의 1단계 아파트 땅값 120만원보다 불과 45만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대전시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올 2월 경실련이 발표한 경기 용인동백지구의 분양가 내역을 제시하면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사람으로서 개탄을 금치 못한다. 당국이 안이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대전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분양 승인 열쇠를 쥐고 있는 유성구청은 “토지매입비와 공사비, 부대비용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적정한 분양가 책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노은지구의 분양가 조정에 소극적이었던 유성구청의 태도를 비춰볼 때 유성구가 시민들의 지적을 제대로 수렴할지는 미지수.

운암건설 관계자는 “땅값 인상과 철근 등 원자재가 상승, 친환경소재 사용 등 인상요인이 있어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성백조는 “인상 근거를 밝혀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하루가 지나도록 묵묵부답이었다.

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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