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중견 건설업체 실적 같다. 그러나 이는 대우건설 주택사업3팀 19명이 이뤄낸 결과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데도 이들의 기여가 컸다. 일주일에 이틀은 지방 출장이고 새벽 퇴근도 잦지만 다른 부서로 가려는 팀원은 한 명도 없다.
▽발 빠른 대응과 변신=대우건설 주택사업3팀은 영남지역 주택 사업과 주상복합 분야를 맡고 있다. 대구와 부산의 주택 경기가 최악인데도 올해 분양한 7곳의 평균 분양률은 90%에 이른다. 김선웅 팀장(부장)은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면 경기와 관계없이 분양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전략은 ‘새 지역, 새 상품, 실수요’로 요약된다. 올해 분양한 곳은 경남 사천, 진해, 김해, 밀양 등 중소도시가 많다. 다른 업체가 분양을 꺼리는 중소도시 시장을 공략한 것.
시장의 분위기를 보지 않고 실수요를 찾아간 전략도 주효했다. 중소도시에서는 몇 년간 공급이 없었던 탓에 실수요층이 대도시보다 두꺼웠다.
대우건설 주택사업3팀은 지역의 분양가 최고치를 경신한 사례가 많다. 부산 센텀시티 트럼프월드, 대구 침산동 푸르지오 등은 지역의 평균 분양가보다 평당 100만원 이상 높았지만 분양에 성공했다.
▽실무자가 최고=지난해 입사한 석지원 사원에게 팀 선배들이 고마웠던 기억을 묻자 “고생하고 눈물 흘린 기억만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입사 동기들은 “3팀에 언제 자리 나느냐”고 묻는다. 3팀의 분위기가 회사 내 최고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 팀의 에너지는 ‘실무자가 최고’라는 생각과 수평적 관계에서 나온다.
보통 건설업체 주택사업팀은 수주만 맡지만 이 팀에서는 과장, 대리급 실무자가 공사 수주부터 상품 기획, 분양까지 책임진다. 팀장의 일방적 지시는 드물고 실무자의 생각이 대체로 받아들여진다. 팀장의 역할은 자유롭게 일할 분위기를 만드는 것.
서상열 과장은 “내 생각대로 뭔가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일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팀에서 일하다가 시행업체를 설립해 독립한 사람도 많다. 팀원들이 팀장급 권한을 갖고 일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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