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휴면계좌’ 이렇게 확인해보세요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휴면계좌’를 정리해 버는 돈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 돈을 찾아가는 고객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의 계좌가 휴면 상태가 되면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고객에게 통보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은행 휴면계좌 100원 중 6원만 주인 찾아=1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한구(李漢久)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19개 은행이 휴면계좌를 정리해 얻은 수익은 모두 4852억원. 이 가운데 나중에 주인이 찾아간 돈은 308억원으로 전체의 6.7%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가만히 앉아서 4544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증권사의 휴면계좌(통합계좌)에는 올해 6월 말 현재 458억원이 들어 있다. 보험회사의 휴면보험금도 올해 3월 말 현재 2778억원이다.

▽돌려주고 싶어도 주인 안 나타나=금융회사들은 일정 기간(은행은 5년, 증권 4년6개월, 보험 2년)이 지나면 휴면계좌 고객에게 돈을 돌려줄 의무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그 뒤라도 주인이 나타나면 계좌에 들어 있던 돈을 되돌려 주거나 계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복원해 주고 있다.

은행 고객은 창구를 직접 찾아가 자신의 휴면계좌가 있는지와 본인이 주인임을 확인해야 한다. 증권사 고객은 지점에 전화를 해 확인할 수도 있다. 보험회사 고객은 전화 또는 회사 및 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해마다 한두 차례 휴면계좌 주인 찾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은행의 통지의무 더 강화해야=시중은행 관계자는 “집을 옮기거나 사망한 고객의 유족 등을 일일이 찾아 돈을 지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일정 금액 이상의 휴면예금은 은행들이 의무적으로 고객에게 통지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금융권 휴면계좌 지정 요건과 찾는 방법
	은행	증권	보험
휴면계좌 지정 요건(증권은 통합계좌,보험은 휴면보험금)	요구불 통장의 잔액 및 거래 중단 기간에 따라 차이 ―1만원 미만은 1년 ―1만원 이상 5만원 미만은 2년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은 3년	5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6개월 동안 거래 중단 ―주식 및 외화예수금 없음 ―예수금 등의 합이 10만원 이하 ―미납금 등이 없음 ―유상증자 등 권리 없음	보험계약 만기 또는 해약 이후 2년이 지나도록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을 찾아가지 않는 경우
휴면계좌 처리 요건	요구불 통장은 휴면계좌 지정 후, 저축예금 및 외화예금은 만기 후 5년 동안 거래가 없을 때 은행 수익으로 처리	통합계좌가 되고 거래 없이 4년6개월이 지나면 계좌 자동 폐쇄	휴면보험금 지정 즉시 보험회사 수익으로 처리
회복절차	휴면계좌 지정 후 언제라도 본인 확인되면 돈 지급 및 계좌 회복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