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500m 앞에서 굴다리를 통과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생소했던 길안내 음성들이 요즘에는 여기 저기 차량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자동차 원격정보 서비스인 텔레매틱스(telematics)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텔레매틱스는 진화를 거듭하며 점점 똑똑해지는 추세. 이동통신 기술과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터넷 내비게이션 등이 결합돼 각종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런 기능도 있다=모니터에 나타나는 지도와 음성을 통해 길 안내를 해 주는 것은 이제 기본이다. 원하는 목적지를 검색하면 그 시간대의 도로 사정을 분석해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고 화면상에서 가상 주행을 해볼 수도 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막히는 길을 피해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찾아 제안하기 때문에 도로 위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급커브나 안개지역, 낙석지역 등 도로의 위험구간 등도 몇 백 미터 전부터 ‘띵∼’ 하는 경고음과 함께 상세하게 알려준다. 사고를 당했을 경우 단말기의 긴급 버튼을 누르면 구조대가 GPS를 통해 고객의 위치를 파악해 바로 출동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목적지 주변의 상가와 음식점, 주유소 등을 검색하면 지도 위에 바로 표시된다.
음악감상과 영화, TV시청,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 역시 사용 가능하다. 교통 관련 정보는 물론 날씨와 뉴스, 증권 같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도난 추적 서비스는 차량 도난시 무선망을 이용해 원격으로 자동차 주유 등을 막는 것. 차량을 훔친 사람이 기름이 떨어져 운전을 할 수 없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텔레매틱스 고객 잡기 경쟁=이동통신 및 자동차 업체들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KTF는 최근 목적지 전화번호만 알면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는 ‘목적지 전화번호 검색’를 내놨다.
이는 KT 114 안내에 등록된 상호·업종 전화번호 1200만건을 활용하는 서비스.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목적지까지 지도와 경로 안내 서비스가 제공된다.
휴대전화 단말기와 LCD내비게이션만 연결해서 서비스 받는 ‘케이웨이즈 와이드’도 있다. 이는 기존의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서 실용적. 모니터 창이 넓다는 장점도 있다. 월정액 요금은 3900원이다.
SK텔레콤은 자동차용 ‘네이트 드라이브’에 이어 지난달에는 보행자를 위한 텔레매틱스 서비스 ‘네이트 보행자 길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행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목적지까지의 교통편과 이동경로, 소요시간 등을 검색할 수 있다. 인근 지역 시설물에 대한 정보도 제공된다.
LG텔레콤과 현대, 기아자동차가 손잡고 만든 ‘모젠’은 자동차 생산 단계에서 차량 내부에 장착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사고시 에어백이 터지면 자동으로 센터에 통보돼 긴급구조 및 사고처리를 도와주는 기능이 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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