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경쟁력 11계단 추락…작년 18위서 29위로

  • 입력 2004년 10월 13일 18시 19분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29위로 11계단이나 떨어졌다. 1년 사이에 이처럼 국가경쟁력이 급락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이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은 13일 내놓은 ‘2004년 국가경쟁력 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세계 104개국 가운데 29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한국의 순위는 2000년(29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반면 대만(4위), 일본(9위), 홍콩(21위) 등 아시아 주요 경쟁국은 지난해보다 순위가 오르며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이처럼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추락한 것은 주로 정부의 정책실패, 경기침체 심화, 정치제도의 후진성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WEF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거시경제환경지수는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35위로 밀려났다.

또 정부 등 한국의 공공부문 경쟁력도 지난해 36위에서 41위로, 한국의 강점이었던 기술경쟁력도 지난해 6위에서 9위로 각각 후퇴했다.

기업경쟁력지수는 지난해(23위)와 비슷한 24위로 평가됐으며 기업환경지수는 28위(지난해는 25위)로 나타났다.

WEF 보고서는 “아시아에서 눈에 띄게 경쟁력 순위가 떨어진 곳은 한국과 베트남”이라며 “한국은 거시경제환경, 공공부문, 기술경쟁력 등 국가경쟁력 수준을 결정하는 3가지 분야에서 모두 점수를 많이 잃었다”고 지적했다.

전체 순위 산정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WEF에서 별도로 제시하는 정치 사회 문화 관련 기타 지표 중 환경관리체계(9위), 환경시장(12위), 휴대전화 접근성(16위) 등에서는 한국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가별로는 핀란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이 2위였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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