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가 GM에 인수된 것은 2002년 10월. 한국의 기간산업인 자동차회사가 외국기업에 넘어간 것은 당시로서 ‘충격적 사건’이었다. 글로벌 기업의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높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GM대우는 “성공적으로 부활했다”는 평가가 훨씬 우세하다.
GM대우에 따르면 올해 1∼9월 이 회사 자동차 판매 대수는 63만4584대로 작년 한 해 판매량(57만1219대)을 이미 넘었다. 이 기간 수출은 작년 동기(同期) 대비 131% 늘었다.
닉 사장에게 소감을 물어보았다. “직원들이 열심히 애쓴 결과죠. GM그룹도 높이 인정한 우리 기술력의 결실이기도 하고요.” 그는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는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내수 침체를 들었다. 한국에 오기 전 여러 나라 자동차시장에서의 오랜 경험이 없었더라면 버티기 힘들었을 정도였다는 것.
노사 문제도 고민 중의 하나로 거론했다. 닉 사장은 “2년, 3년, 길게는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외국기업의 노사협상과 달리 한국기업의 노사 협상이 매년 돌아오는 것은 큰 낭비”라고 지적했다.
2년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는 직원들의 사기를 꼽았다. “불확실성과 불안감 등으로 가라앉아 있던 분위기가 새로운 비전과 목표가 생기면서 활기차게 바뀌었습니다.” GM 본사도 최근 그룹 내 GM대우의 위상과 역할을 수차례 강조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GM대우를 아시아의 중요한 기술전략 기지로 만들기 위한 1조7000억원대 투자도 계획대로 시행 중이다.
그는 친(親)환경차량의 배기가스 기준 등 한국 정부 정책과 관련해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자유경쟁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도 비중 있는 자동차 업체(serious player)가 된 만큼 한국 정부가 특정 기업만 지원하는 쪽으로는 갈 수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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