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주춤… 3분기 매출-영업이익-순이익 감소

  • 입력 2004년 10월 15일 18시 05분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올해 3·4분기(7∼9월) 매출과 이익이 2·4분기(4∼6월)에 비해 모두 줄어들었다. 성장세가 이처럼 꺾인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침체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3·4분기에 매출 14조3400억원, 영업이익 2조7400억원, 순(純)이익 2조6900억원의 실적을 각각 냈다고 15일 발표했다.》

전 분기에 비하면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26.5%, 순이익은 14.2%가 각각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의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1∼9월 누적 영업이익은 10조4800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냈던 연간 최대 영업이익인 2000년의 7조4400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또 올해 1∼9월의 누적 매출액도 43조7000억원으로 연간 규모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43조6000억원보다 많았다.

삼성전자는 또 9월 말 현재 8조5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차입금은 100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IR팀 주우식(朱尤湜) 전무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 고(高)유가, 내수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3·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4% 늘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3.5%와 46.2% 늘어나는 등 견고한 수익구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부문이 세계적 공급 초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23% 줄고 영업이익도 72%나 감소해 실적이 가장 나빴다.

또 디지털TV와 PC모니터 등이 포함된 ‘디지털미디어 및 생활가전’ 부문도 심각한 내수침체의 영향으로 각각 330억원과 90억원의 적자를 냈다.

반도체 부문은 낸드플래시메모리의 수요가 늘면서 전분기보다 4% 증가한 4조75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률도 4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휴대전화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 부문은 제품 고급화로 대당 평균 판매가격은 전 분기의 34만4000원에서 37만5000원으로 상승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1%에서 올해 14%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내수침체로 디지털TV나 생활가전 부문은 어려움이 계속되겠지만 TFT-LCD 등은 연말을 맞아 수요가 늘고 가격 하락도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주 전무는 “내년에는 7세대 TFT-LCD 생산라인 가동을 당초 예정했던 5월에서 2월로 앞당기고 고(高)유가 시대에 대비해 사업계획을 짤 것이며 자사주(自社株) 매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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