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서울역에 롯데마트가 들어선 데 이어 최근 용산역에 이마트가 생기면서 각종 할인행사와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 싼 상품을 한꺼번에 사들고 돌아온다’는 기존 외곽형 할인점 개념을 벗어난 ‘도심형 할인점’.
지하철이나 버스로도 접근하기 쉬워 퇴근길에 손쉽게 쇼핑을 할 수 있는 데다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없었던 용산구 마포구 서대문구 여의도 일대 주민들에게 새로운 쇼핑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일요일 오후 5∼7시에 두 할인점을 찾아 각 점포가 어떤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고칠 점은 없는지 둘러봤다.
▽이마트는 고급, 롯데마트는 다양=이마트 용산점 식품관은 마치 서울 강남권의 고급 슈퍼마켓인 스타슈퍼를 옮겨 놓은 듯했다. 벽면을 따라 친환경 코너, 조선호텔 직영 델리 코너, 즉석조리 매장, 와인숍, 저온 저장 달걀 코너, 유기농 전문 매장 등이 들어서 있기 때문. 생활용품 매장에도 할인점에서는 드물게 ‘가베’나 ‘브리오’처럼 고가 장난감 및 유아교육도구 코너가 들어서 있다.
물론 과일, 고기, 야채, 생선, 세제, 화장품 등 기존 이마트에서 강점을 지닌 저가의 물건들도 진열돼 있다.
이곳에는 또 밥솥 등을 빼고는 가전제품을 팔지 않았다. 용산역 스페이스9에 들어선 대형 전자상가에서 MP3플레이어부터 냉장고 세탁기 TV까지 다양한 가전을 구비해 놓고 있기 때문. 따라서 가전까지 사려는 소비자들은 조금 걸어서 스페이스9으로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롯데마트는 가전, 의류, 식품까지 종합쇼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의류매장은 고급스럽고 다양한 상품을 배치해 마치 백화점 행사장에 들어선 것 같았다.
식품매장은 역시 친환경 농산물 코너, 와인숍, 즉석식품 등 고급 소비자를 겨냥했으나 제품 구색이 다양하지 않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가족화장실, 유아휴게실 등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 쇼핑하다가 쉬기에 편리하다.
▽가격대는 행사 내용에 따라 달라=이마트가 돼지목살 100g에 1380원, 고등어 2마리에 2500원 등으로 롯데마트(각 1580원, 2580원)보다 쌌지만 신고배는 롯데마트가 2개에 3180원인데 이마트는 2개에 4980원이었다. 초밥은 모두 개당 400∼600원에 팔고 있었지만 롯데마트는 10개를 3800원에 파는 특가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자동차 이용 고객 불편=주차 문제는 두 곳 모두 평균 이하의 점수.
이마트는 용산역 인근 도로가 좁은 데다 진입로가 한 곳뿐이라 주차장에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일단 들어가고 난 뒤에는 주차하거나 차를 빼기가 쉬웠다. 롯데마트는 들어갈 때는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내부에서는 주차하고 빠져나가기가 골치였다. 특히 빠져나갈 때는 5층이나 되는 주차장에서 합류하는 차들이 뒤엉켜 오래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이 정체의 주범은 바로 주차비용 정산 문제. 롯데마트는 1만, 3만, 5만원 단위로 1∼3시간 무료 주차를 해준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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