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섰다. 캐피탈그룹과 UBS펀드 등 주요 외국계 운용회사가 한국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기고 있는 것. 증권거래소는 외국인투자자가 최근 7일(거래일 기준) 동안 계속해 모두 1조3871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도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7일 이상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중국 쇼크’가 생긴 4월 말 이후 두 번째. 씨티그룹 스미스바니증권 유동원 상무는 “주식 매도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종합주가지수는 6.33포인트(0.75%) 오른 848.27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계속 파나=외국계 증권사는 한국 기업의 내재 가치가 개선될 조짐이 없고 금리 매력도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유 상무는 “경기가 상승세로 바뀌지 않는 한 외국인이 한국 투자비율을 다시 늘릴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기술주 실적 부진 △대만 투자비율 확대 △금리 하락 △유가 급등 등을 ‘셀 코리아’의 원인으로 꼽았다.
우리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이 주로 한국 주식을 팔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을 이용해 주식을 파는 만큼 11월 중순까지 매물 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18일 현재 자사주 매입 예정물량 400만주 중 231만5290주(57.8%)를 사들였다.
외국인 매도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작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외국인이 한국 주식 매입에 29조원을 썼다”며 “최근 1조원 정도 팔았다고 해서 대세 전환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전략=외국인이 어떤 종목을 매매하는지와 4·4분기(10∼12월) 실적 전망에 주목해야 한다.
요즘 외국계 운용사의 매매방식은 템플턴식이다. 템플턴식 매매란 저평가된 주식을 산 뒤 주가가 본래 가치로 회복될 때를 기다려 되파는 것.
슈로더투신운용과 캐피탈그룹인터내셔널은 이달 들어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매도했다. JF에셋매니지먼트는 현대모비스 주식 428만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수출주와 기술주를 팔고 건설주를 산다’는 통설과는 차이가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전무는 “외국인의 매매 행태가 종목마다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중순 이후 각 증권사가 발표하는 4·4분기 실적 전망을 잘 살펴야 한다.
신흥증권 이필호 부장은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외국계 운용사의 10월 주식 매매 현황 | |||
운용사(펀드) | 종목 | 매매일 | 변동주식 수 |
아틀란티스 코리안스몰러컴퍼니즈펀드 | 토필드 | 10.4 | -1만5630 |
피델리티펀드 | 인터플렉스 | 10.4 | +4만 |
슈로더투신운용 | 대림산업 | 10.8 | -9만7930 |
캐피탈그룹인터내셔널 | 현대산업개발 | 10.6 | -15만 |
UBS에쿼티펀드 | 한솔제지 | 10.11 | -9만3270 |
JF에셋매니지먼트 | 현대모비스 | 10.11 | +428만94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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