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창립 100주년 “항공기-선박엔진으로 재도약”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8시 14분


세계적인 동력장치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 더비 생산공장. 직원들이 대형 팬과 가스터빈으로 구성된 항공기 엔진을 조립하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가스터빈 엔진은 민간 및 군용 항공기, 선박, 발전기 등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5만4000여대가 가동되고 있다. 더비=김태한기자
세계적인 동력장치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 더비 생산공장. 직원들이 대형 팬과 가스터빈으로 구성된 항공기 엔진을 조립하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가스터빈 엔진은 민간 및 군용 항공기, 선박, 발전기 등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5만4000여대가 가동되고 있다. 더비=김태한기자
13일 영국 런던 롤스로이스 본사에서 자동차로 3시간 만에 도착한 롤스로이스 더비 생산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검사장에서 비행기 엔진소리가 흘러나왔다. 항공기 및 선박 엔진을 만드는 이 공장의 곳곳에는 ‘최고의 품질로 신뢰받는 기업’이라는 구호가 붙어 있다.

이 회사 로버트 너트올 부사장이 “손님에게 들려 줄 빅뉴스가 생겼다”며 다가왔다. 전일본항공(ANA)이 새 항공기 ‘보잉 7E7’ 50대에 롤스로이스의 신형 엔진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자그마치 1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다.

그는 “60년간 지속돼 온 라이벌업체 GE의 일본 항공기 엔진 시장 독점을 깬 쾌거”라고 자랑했다.

▽최강의 엔진 회사=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롤스로이스는 자동차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가스터빈 엔진 제조가 주력 사업이다.

1914년 항공기 엔진을 처음 선보인 이래 선박 및 발전용 엔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세계적인 동력장치 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세계 상위 50개 항공사 중 41개사가 이 회사의 주요고객이다.

최고경영자(CEO)인 존 로즈 사장은 “20개국에 제조설비를 갖춘 글로벌 기업인 롤스로이스는 작년에 110억달러 매출에 4억56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며 “미처 소화하지 못한 주문 물량만 해도 35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핵심역량에 집중=로즈 사장은 “롤스로이스의 경영 전략은 핵심역량에만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스터빈 엔진 분야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육해공 분야의 엔진 제조와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에만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

회사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자동차 사업을 매각한 것도 집중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롤스로이스는 1998년 자동차 생산시설은 폴크스바겐에, 자동차 브랜드는 BMW에 팔아 자동차 사업에서 손을 뗐다. 대신 미국의 항공엔진 제조업체 앨리슨과 정비업체 오클랜드 등을 인수해 주력사업을 강화했다.

▽향후 100년을 선도한다=롤스로이스는 핵심 분야의 기술역량 강화를 목표로 매년 6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로즈 사장은 “R&D 투자 가운데 25%는 미래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즈 사장은 20년 뒤를 내다보는 R&D 투자로 환경오염 방지 기술, 연료전지, 대체연료 엔진 등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민항기 엔진시장과 국방프로젝트 등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런던·더비=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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