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천성산터널 습지에 영향없다” 결론… 환경단체 반발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8시 41분


환경단체의 반발로 8월 26일 공사가 잠정 중단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경남 양산시) 구간의 터널 공사가 산의 습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환경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환경영향평가에 준하는 전문가 조사를 실시하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비밀리에 단독 조사를 강행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공사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환경부는 19일 “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지질·지하수 전문가 2명과 국립 환경연구원의 습지 전문가 1명 등에게 맡겨 9월 10일∼10월 14일 조사한 결과 천성산 구간의 터널 공사가 산의 습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터널 공사가 습지에 영향이 없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보고서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은 결론을 천성산 터널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 소송)을 맡고 있는 부산고법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환경부가 일방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8월 26일 청와대가 나서서 공사를 잠정 중단시킨 직후 ‘환경단체들과 공동으로 전문가 조사를 실시하자’는 데 합의했다.

환경부는 그 후 고속철도공단이 공동조사 참여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단독으로 조사를 강행했으며 환경단체들에는 조사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온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한 약속마저 저버리는 환경부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으며 환경부의 조사결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법원에 제출할 독자적인 조사결과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경부고속철도 부산 금정산 구간에 대해서도 소송이 제기됐다.

부산 지역 1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금정산을 지키는 시민소송위원회’는 19일 금정산 관통구간 공사에 대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부산지법에 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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