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용광로 사업 진출”… 철강산업 변화 예고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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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고로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21일 충남 당진군의 INI스틸 당진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오른쪽)이 당진공장장 이광선 전무(왼쪽), INI스틸 김무일 부회장(가운데)의 안내로 제1열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당진=연합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고로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21일 충남 당진군의 INI스틸 당진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오른쪽)이 당진공장장 이광선 전무(왼쪽), INI스틸 김무일 부회장(가운데)의 안내로 제1열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당진=연합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고로(高爐·용광로)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해 철강산업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인수한 당진제철소는 쇳물생산→열연→냉연→자동차강판 생산 등이 가능한 일관제철소를 갖추어 포스코와 경쟁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용광로 설치에 필요한 자금 및 공장부지 확보, 환경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의 고로 진출 선언=정 회장은 21일 당진제철소를 방문해 “고로사업에 진출해 세계 8위의 철강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당진제철소의 옛 주인이었던 한보철강은 코렉스공법을 이용한 쇳물생산 설비를 들여왔으나 1997년 한보철강 부도 이후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코렉스설비의 생산성이 낮다고 보고 이를 철거한 후 용광로를 설치하겠다는 것. 정 회장은 “현재 자동차 엔진의 캠샤프트와 같은 부품을 만들기 위해 일본에서 중간 철강재를 수입해 쓰고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고품질 철강재를 조달하지 못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생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로 1기 설치에 2조원 이상이 필요하며 현재 당진공장 부지만큼의 공간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오랜 숙원 해결=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일관제철소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초 포스코와 소송까지 가는 분쟁을 치렀다.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는 열연강판을 재료로 자동차강판용 냉연강판을 생산해 현대차에 납품해야 하는데 열연강판을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포스코가 열연강판을 공급해주지 않았기 때문.

현대차는 내년 중에 당진제철소 열연공장을 재가동하고, 용광로까지 설치하게 되면 열연강판의 원료도 조달할 수 있어 묵은 숙제를 풀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포스코의 독점체제에서 벗어나 경쟁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당진=고기정기자 koh@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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