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인수 희망”… 세계 2위 주류업체 英 AD 공식표명

  • 입력 2004년 10월 25일 17시 39분


《세계 2위의 주류업체인 영국 얼라이드 도멕(AD)이 법정관리 중인 진로의 인수를 추진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진로의 매각작업을 둘러싸고 국내외 업체간 인수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AD의 한국 자회사인 진로발렌타인스의 데이비드 루카스 사장(사진)은 최근 스페인 세고비아의 AD스페인 현지공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진로는 아시아 시장에서 매물로 나와 있는 가장 매력적인 주류업체 중 하나”라며 “진로 인수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루카스 사장은 AD가 2000년 2월 진로의 위스키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진로발렌타인스의 부사장으로 부임한 뒤 같은 해 8월부터 사장을 맡아온 지한파(知韓派) 외국기업인이다.

―진로를 인수할 생각이 있나.

“진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아시아 주류시장에서 몇 안 남은 매력적인 매물이다. 특히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진로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AD와 일본 산토리의 합작관계가 걸림돌이지만 영국 본사를 설득해 인수를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단독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인가.

“외국 기업이 진로를 단독으로 인수해 경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한국의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시장에서 진로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매우 긍정적이다. 진로 소주가 세계에서도 먹힐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일본에서 확인됐다. 데킬라 같은 술도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마케팅력만 뒷받침된다면 진로의 가능성은 크다.”

―현재 거론되는 진로 인수 가격(1조9000억∼2조5000억원)에 대해서는….

“채권단으로서야 많은 돈을 받고 싶겠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거론되는 가격은 다소 무리가 있다.”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견해는….

“기본적으로 좋은 생각이라도 때로 시행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어떤 정책을 갑자기 일방적으로 도입하기보다 관련 업계 등과 사전협의를 거치면 훨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관계당국간에 말이 달라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얼라이드 도멕:

영국 브리스톨에 본사를 둔 세계 2위의 주류업체. 영국 얼라이드 라이언스가 1994년 스페인 페드록 도멕을 인수해 현재 사명(社名)으로 바뀌었다. 한국 자회사인 진로발렌타인스를 통해서는 발렌타인과 임페리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세고비아(스페인)=권순활기자 shkwon@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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