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대 반도체기술 새나갈뻔… 美로 빼돌리려던 연구원 검거

  • 입력 2004년 10월 2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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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이득홍·李得洪)는 반도체 관련 핵심기술 자료를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반도체 제조업체인 H사 연구원 김모씨(35)를 구속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1996년 말부터 H사 반도체 제품개발본부에서 근무해온 김씨는 올해 4∼9월 5차례에 걸쳐 반도체 웨이퍼 검사장비 운용을 위한 프로그램 330여개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로 전송한 혐의다.

김씨는 이달 1일부터 경쟁업체인 미국 I사에서 근무하기 위해 9월 23일 출국하려다 출국 이틀 전 검거됐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e메일을 확인한 결과 I사로 기술 프로그램이 넘어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 중간재인 웨이퍼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웨이퍼 검사기술은 판정의 정확성에 따라 회사 생산성과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 검사 프로그램 개발비용이 50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또 반도체제조장비 제조업체인 A사를 퇴사하면서 미국계 반도체 장비회사인 L사에 유출할 목적으로 웨이퍼 제조장비 설계도 등 핵심기술을 빼낸 신모씨(32)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밖에 온라인 게임업체 W사가 개발한 게임이 출시되기 직전 이 게임의 소스프로그램을 유출한 혐의로 장모씨(25)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이모씨(25)는 불구속기소, 최모씨(23)는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는 첨단기술과 관련된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기술유출범죄수사센터’를 설치하고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서 현판식을 가졌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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