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은 25일 저녁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끌려 나온’ 사람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차기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실력자’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며 통솔력을 갖춘 이 회장이 맡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은 앉아서 하는 회의를 썩 좋아하지 않고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대외적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은 나이가 젊어 이 회장이 가장 적합하다”면서 “몇 년 전 이 회장이 ‘건강 문제로 5년간은 맡기 힘들다’고 했지만 올해 말로 5년이 된다”고 덧붙였다.
동아제약 회장인 강 회장은 지난해 11월 손길승(孫吉丞) 전 SK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서 물러난 뒤 회장 대행을 맡았다가 올해 2월 전경련 총회에서 회장에 취임했다. 전경련 회장 임기는 원래 2년이지만 강 회장은 손 전 회장의 잔여 임기만 맡기로 해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난다.
그는 또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과 관련해 “낙담한 충청지역 사람들을 위해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을 재계 차원에서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업도시가 충청지역에 우선적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정부가 기업에 세제(稅制) 혜택 등을 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러시아 인도 베트남 순방을 수행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대통령과 개인적, 인간적으로 소탈하게 대화할 분위기를 기대했으나 그럴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고 밝혔다.
한편 강 회장과 함께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현명관(玄明官)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정부와 재계가 총론에서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만 각론(各論)에서는 분명한 시각차가 있다”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구체적 사례를 전경련이 제시해도 정부가 이를 ‘과장’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서글프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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