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더십]SK텔레콤 김신배 사장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6시 22분


‘개인과 조직을 융합하고 유연성과 스피드를 겸비한다.’

SK텔레콤 임직원에게 김신배 사장의 경영 철학을 요약해달라고 주문하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개인과 조직, 유연성과 스피드는 보통 사람들이 양립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개인의 창의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면 일사불란한 조직을 이끌기 어렵고, 유연성을 강조하다가는 의사 결정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직원들은 김 사장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를 결합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는 것이 회사와 개인이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다.

특히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위성 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 무선 통신과 자동차 산업의 접점에서 생겨나는 텔레매틱스 사업, 통신과 은행 업무가 결합된 모바일뱅킹 사업 등 SK텔레콤의 신사업은 창의적인 기업 문화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

김 사장은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불어넣기 위해 올해 7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TT데이 행사’를 열고 있다.

TT는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Talk Time), 최고경영자와 구성원이 함께하는 자리(Together & Together)를 의미한다.

이 행사가 시작되면 김 사장은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임직원들을 불러 놓고 캔맥주를 마시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 사장이 직원들의 요구를 듣고 조직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이 모임의 특징이다.

이런 모임을 여는 이유에 대해 김 사장은 “개인의 자발적 의욕이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같아야 조직의 힘이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화와 신뢰를 중시하는 이 같은 조직 관리 스타일은 김 사장이 수도권 지사장으로 재직하던 1998년 당시부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요즘 김 사장은 임원들에게 팀워크 플레이가 중요한 야구 이야기를 자주 한다.

“홈런 한 방으로 승부를 내던 시대는 지났다. 홈런만을 노리다가 삼진 아웃을 당하는 경우는 최악의 선택이다. 이제는 타점을 높여야 한다.”

정확한 타법을 익혀 이동통신 사업에서 국내 1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신사업을 계속 개척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전략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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