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새 선장 구하기 힘드네요”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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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姜信浩)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내년 2월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을 추천하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호(號)’의 새 선장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 회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1999년 10월 폐암 치료를 시작하면서 ‘앞으로 5년간 그룹경영 이외에 대외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올해로 5년이 끝난다”면서 이 회장을 후임으로 강력 추천했다. 또 이 회장이 ‘재계 1위 그룹’의 총수이며 나이도 62세로 최고 적임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이 회장이 삼성미술관 ‘리움(Leeum)’ 개관식을 대대적으로 열고 전경련 회장단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 초청해 모임을 갖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이 회장이 끝까지 회장직을 고사할 경우 새 전경련 회장을 찾는 작업은 어려움에 빠질 전망이다.

재계 2위인 LG그룹의 구본무(具本茂) 회장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초기 정부와 전경련이 함께 주도한 ‘빅 딜’로 LG반도체를 포기한 뒤 전경련과 ‘담을 쌓고’ 지내고 있다.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도 여러 차례 거절의 뜻을 밝혔다.

대기업 A사의 한 임원은 “수시로 대통령과 만나 경제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지금처럼 재계와 정부의 관계가 불편하고 ‘말이 안 먹히는’ 상황에서 어느 기업 총수가 부담을 감수하며 전경련 회장직을 맡겠는가”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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