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기업 관계자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불안이 교차했다.
세면대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높낮이 세면대’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높낮이 박상용(朴相龍) 이사는 “시장조사 겸 중국 업체들의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대리점을 희망하는 업체가 상당히 많다”며 만족해했다.
또 INI스틸 인광진 수요개발팀 과장은 “국내에서는 아직도 중국 철강산업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수요처와 바이어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04 상하이 한국상품전에서 북한식당인 ‘평양 은덕관’ 직원들이 붉은 한복을 차려입고 식당 명함을 돌리고 있다. 상하이=배극인기자 |
반면 전남 영암에서 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왕인식품은 올해 5월 베이징(北京)전시회 때 한국 김치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실제로 계약이 이뤄진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회사 김관호(金寬浩) 전무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식 김치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어 국내 생산업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국 진출 기업의 애환도 적지 않았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는 경기 안양시 소재 화장솔 업체인 삼미실업 류부광(柳富光) 사장. 그는 “국내 인건비가 중국보다 10배나 비싸 사업을 접으려다 3년 전 중국에 생산 공장을 차렸는데 이제는 중국에서도 특별한 기술이 없는 중소기업은 차별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살아남을 방법이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전시회에는 북한식당 ‘평양 은덕관’ 여직원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식당 명함을 돌려 눈길을 끌었다.
‘아리따운 평양 처녀들이 중국 상하이에 왔습니다’는 내용의 팸플릿을 돌리던 김현희씨(21)는 “전시회 광고를 보고 식당에서 5명이 나왔다”며 “전시회 마지막 날까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영교(吳盈敎) KOTRA 사장은 이날 개막식 축사를 통해 “한국과 중국은 경쟁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동북아 경제협력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수(李曉秀)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전시회 기간에 8만명 이상의 바이어와 관람객이 방문해 8억달러(약 9200억원)에 달하는 상담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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