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10·29대책’ 1년… 중대형 평형-새 아파트 노려라

  • 입력 2004년 10월 27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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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시장에는 바뀐 전략으로 대응하라.’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경제 정책을 상징하는 10·29부동산대책이 시행된 지 1년. 한국 주택시장은 큰 변화를 보였다. 본보 부동산팀이 부동산114와 공동으로 10·29대책 이후 1년간 전국 498만8184가구(1만1563개 단지) 아파트의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역·평형·건축시기 등에 따른 가격 차이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가격이 오른 아파트는 △중대형 평형 △서울과 신도시의 인기지역 △새 아파트 △개발 호재가 있는 곳 등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바뀐 시장 여건에 따라 구매 대상과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며 “거래 실종과 세제 강화를 고려해 장기 보유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인기지역, 중대형 평형 유망=10·29대책 이후 상대적으로 비(非)인기지역 아파트와 소형 평형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재건축 대상을 제외한다면 서울 강남권이나 분당 등 인기지역 아파트 값은 오름세를 보였다.

10·29 대책 이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은 0.46% 떨어졌으나 41∼50평형은 1.45%, 51평형 이상은 4.49% 올랐다. 이는 21∼30평형이 1.50% 하락하고 20평형 이하는 6.09% 급락한 것과 대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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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분당 등 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도 평형대별 가격 차가 벌어졌다. 20평형 이하는 4.15% 하락했으나 41∼50평형은 3.60% 올랐고 51평형 이상 대형 평형은 6.32%나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인기지역이나 중대형 평형의 수요층이 두껍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2003년 전국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는 등 주택의 절대량이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가 전반적으로 고급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고급화에 어울리지 않게 공급은 소형 평형에 집중되고 있다. 소형평형 의무공급비율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에서 공급이 계속되고 있다. 1가구 다주택 보유자들이 소형 평형부터 처분하고 있어 중개업소에도 소형 평형 매물이 넘친다.

전문가들은 투자든 실수요든 수요층이 두꺼운 아파트를 선택하라고 권한다.

○ 관망하며 급매물 찾아야=10·29대책 직후 집값이 한풀 꺾이는 듯했지만 올 들어 5월까지는 집값에 강보합세를 보였다.

서울은 4월 1.08% 오르는 등 2∼4월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집값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주택거래신고제 시행으로 거래가 뚝 끊어진 5월부터였다. 6월부터는 하락 폭이 커졌으며 10월 이후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데다 특별히 가격이 반등할 요인도 없다”며 “여유를 갖고 급매물을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11∼12월 싼 값에 집을 살 기회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부터 1가구3주택 보유자의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의 60%로 중과세되기 때문이다.

분양대행 및 컨설팅 업체인 엠디엠의 문승석 사장은 “집을 여러 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양도세 부담을 피해 연말에 집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 품질 좋은 새 아파트 인기=서울에서 10·29대책 이후 1년 동안 새 아파트는 4.11% 올랐으나 3년 이상 된 기존 아파트는 1.31% 하락했다.

품질이 좋은 신규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의 가격 차별화 현상이 심화됐다.

최근 1년 새 서울 용산구, 성동구, 종로구 등에서는 각각 10.02%, 6%, 5.86% 등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용산구의 미군기지 이전과 고속철 개통, 성동구의 ‘시민의 숲’ 조성, 종로구 일대 재개발 등 호재가 있는 곳은 투자가치를 인정받았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가격이 폭락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전인 초기 재건축 단지는 1년 새 2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당분간 개발이익환수제, 재건축 후분양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소형평형 의무비율 등 각종 규제가 풀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혜현 팀장은 재건축 아파트와 관련해 “값이 떨어졌다고 덥석 투자했다간 자금이 오래 묶일 수 있다”며 “장기 투자가 아니라면 피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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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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