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전략이 바뀌었네”… 편의시설 늘려 실수요자 유혹

  • 입력 2004년 10월 28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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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건설업계에서는 ‘지방시장 공략’과 ‘고급 마감재 설치’가 화두가 되고 있다. 지방에서 성공리에 분양 중인 한 업체의 모델하우스(왼쪽)와 욕실에 고급대리석과 비데 등을 설치해 호응을 얻고 있는 다른 업체의 모델하우스 내부. 사진제공 삼성건설
최근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건설업계에서는 ‘지방시장 공략’과 ‘고급 마감재 설치’가 화두가 되고 있다. 지방에서 성공리에 분양 중인 한 업체의 모델하우스(왼쪽)와 욕실에 고급대리석과 비데 등을 설치해 호응을 얻고 있는 다른 업체의 모델하우스 내부. 사진제공 삼성건설

‘숨은 실수요자를 찾아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서울보다는 수도권 외곽, 수도권보다는 지방 중소도시에서 분양의 활로를 찾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최근 몇 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적어 실수요자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주택주거문화연구소 김승배 소장은 “그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이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돼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건설업계, 지방 틈새시장으로=주택주거문화연구소와 부동산114가 2003년 10·29대책 이후 1년 동안 아파트 분양시장을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50만명인 지방 중규모 도시의 분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중규모 도시의 인구가 전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12%였으나 최근 1년간 이곳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전국 분양 물량의 22.04%로 집계됐다.

이는 건설업계가 지방 중소도시 공략에 나섰다는 점을 보여 준다.

과거 대형 건설업체가 지방 중소도시에서 분양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집값이 낮고 분양 실패의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최근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1년 간 업체별 지방 중소도시 공급 실적을 살펴보면 대우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LG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건설업계는 ‘지역 거점도시 주택사업 전략’을 택하면서 지방 택지지구에서 잇달아 아파트 공급에 나섰다.

이 같은 곳으로 전남 목포시 남악신도시, 경남 양산시 물금지구, 진주시 금산지구, 충북 청주시 산남지구 등이 꼽힌다.

▽품질 고급화로 경쟁=건설업계는 다양한 고급 마감재와 주상복합아파트에 맞먹는 편의시설 등으로 실수요자를 공략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서 삼성건설이 33∼49평형 1451가구를 분양 중인 ‘대곡 래미안’은 수영장을 갖춘 피트니스센터와 DVD룸, 컴퓨터학습실, 자녀 파티룸, 음악감상실 등을 배치했다.

주부들을 의식해 주방에서 거실을 보면서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한 ‘대면형 주방’과 키에 맞춰 높낮이를 조정할 수 있는 ‘유니버설 싱크대’도 갖췄다. 지문 인식이 가능한 가전기기들을 배치한 것도 특색. 같은 동이라도 층, 방향, 개방감, 일조시간, 통풍 등을 고려해 분양 가격을 수십 가지로 다양화했다.

인천 5차 동시분양에서 선을 보이는 논현지구 ‘신영지웰’은 복층형의 경우 천장 높이를 일반 아파트에 비해 1m 정도 높여 더 넓은 느낌이 나게 했고, 거실의 발코니를 화단 및 바비큐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테라스를 제공한다.

첨단 홈네트워크, 초고속 정보통신망, 위성방송 수신 시스템 등은 기본.

인천 동시분양에 함께 나오는 신동아건설의 남동구 간석동 ‘파밀리에’ 25평형은 20평형대임에도 방 3개, 화장실 2개를 마련해 4인 가족이 사용하기에 좁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쌍용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스윗닷홈 동탄 예가(藝家)’는 활발히 뛰노는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을 위해 방음효과가 뛰어난 ‘사운드제로 플러스’ 바닥재를 사용했다.

▽투자로는 적합지 않아=부동산 포털 ‘네인즈’의 조인숙 리서치팀장은 “지방 도시의 신규 아파트는 분양 가격이 기존 아파트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실수요자로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급 마감재 경쟁은 ‘분양 가격이 높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판촉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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