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中상하이와 매각 본계약…현대기아 대우 삼성과 4파전

  • 입력 2004년 10월 28일 18시 13분


쌍용자동차 채권단이 28일 중국 상하이자동차공업집단총공사(SAIC)와 매각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쌍용차의 ‘주인 찾기’가 마무리됐다.

이번 본계약 체결은 쌍용차로서는 8년 만에 매각 작업을 완료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로는 구조조정이 일단락돼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임을 뜻한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와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기업간의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쌍용차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2007년까지 40만대 생산체제(내수 20만대, 서유럽 수출 10만대, 중국 수출 10만대)를 구축해 세계적인 레저용 차량(RV)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추진키로 했다.

또 상하이차의 중국 내 판매망과 현지 생산 부품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상하이차가 인수를 추진 중인 영국 MG로버의 유럽 판매 네트워크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쌍용차 매각으로 한국 자동차 시장은 토착 기업인 현대-기아차와 외국계인 GM대우차(미국 제너럴모터스), 르노삼성차(프랑스 르노), 쌍용차(중국 상하이차) 구도로 재편됐다.

올해 1∼9월 회사별 자동차 생산량은 현대-기아차가 190만여대로 전체(246만대)의 77.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RV를 주력으로 하는 쌍용차의 기술에 중국 최대 자동차그룹인 상하이차의 자본력이 가세하면 자동차 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GM대우차와 르노삼성차도 내년부터 배기량 2000cc급 이상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내놓는 등 ‘풀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쌍용차가 중국에 팔림에 따라 기술은 물론 생산설비까지 이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후마오위안(胡茂元) 상하이차 총재는 “모든 문제는 상하이차와 쌍용차간 협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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