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가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4·4분기(10∼12월)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이다.
KDI는 매년 4월과 7월, 10월, 12월 등 4차례에 걸쳐 분기별 보고서를 내놓고 있으며, 특히 10월에 나오는 3·4분기(7∼9월) 보고서에서는 연간 경제성장률 등 다음 해 거시경제 전망치를 제시해 왔다.
이와 관련해 KDI는 공식적으로는 “수도이전 위헌 판결의 경제적 영향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하지만 이는 보고서를 내는 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경제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KDI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전망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를 취소한 것도 내년 5%대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공언(公言)하고 있는 정부 시각과, 현재 경제여건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전망을 할 수 없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또 보고서를 내지 않았던 외환위기 때에 맞먹을 정도로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DI는 12월 초 4·4분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며 4%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민간연구소에서 제시했던 4.1∼4.5%와 비슷한 수준이며 3.7%를 제시했던 삼성경제연구소보다는 높은 것이다.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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