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관 엔프라니 사장, ‘나만의 화장품’ 써보시죠

  • 입력 2004년 10월 31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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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보던 맞춤 화장품이 아닙니다. 피부 디자이너가 내 피부상태에 맞게 스킨케어를 해주는 개념이지요.”

김해관(金海寬·사진) 엔프라니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다. CJ㈜에서 28년간 근무하면서 ‘비트’ ‘햇반’ ‘식물나라’ 등 다양한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CJ에서 화장품 사업을 독립시키면서 무명 탤런트 신애를 엔프라니의 모델로 기용해 스타로 만들어낸 것도 그의 탁월한 마케팅 감각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런 김 사장이 엔프라니의 ‘업그레이드’를 선언하고 나섰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EP 애비뉴’를 열고 아시아 여성 1300만명의 피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진단과 맞춤 화장품 서비스를 시작한 것. 피부 데이터 분석이나 일부 화장품 기술은 일본과 제휴했다.

“아무리 좋다는 외제 화장품을 써도 피부가 개선되는 걸 경험해본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건 사람마다 피부 상태가 천차만별인데 대중 화장품이 이를 일일이 보완해줄 수 없기 때문이죠.”

EP 애비뉴에서는 예약자에 한해 원하는 곳에서 무료로 피부 컨설팅을 해준다. 지금껏 타 브랜드에서 선보인 컨설팅에서는 ‘지성’ ‘건성’ ‘유수분 밸런스’ 등만 진단해줬다면 이곳에서는 피부 세포의 노화정도, 피부의 두께에 따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여드름 피부의 원인, 주름 진행 정도 등을 진단한다.

자체 연구소에 피부 각질 샘플을 보내 1주일간의 분석을 마치면 이를 바탕으로 1주일치 샘플이 나온다. 피부가 좋으면 5개 품목, 나쁘면 10개까지 나오는 샘플은 1만원으로, 써보고 만족하면 3개월치 제품을 30만∼40만원대에 살 수 있다.

김 사장은 “시작한 지 2주일쯤 됐는데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앞으로 전국 80곳에 같은 애비뉴를 열어 전국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엔프라니는 2002년 8월 CJ에서 분사해 현재는 한국주철관이 대주주다. 당시 CJ는 화장품 사업을 접으려고 했지만 김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장수브랜드가 별로 없이 수백 개 제품이 난립하는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똘똘한 브랜드’ 하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리고 지금까지는 이 계산이 맞았다. 20대 사이에 엔프라니는 ‘갖고 싶은 화장품’ 최상위권에 속한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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