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수강생과 강좌=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이 운영하고 있는 이 강좌 수강생은 올해 상반기까지 20명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30여명으로 50%가량 늘었다.
경매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스피드뱅크도 10월 23일부터 주말 경매교육강좌 사업을 시작했다.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주말 교육 수요 증가와 맞물려 이 강좌에도 당초 예상했던 20명을 넘어 30여명이 몰렸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경매특별강좌에도 직원과 일반인 등 2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경매교육은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경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평균 연령대는 낮아지고 있다. 외환위기 때는 40, 50대가 주로 경매에 참여했는데 최근에는 30대 직장인들이 재테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디지털태인의 이영진 부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는 부동산중개업자 등 관련 직종 사람들의 수강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반인들의 비율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물건은 많아지고 참여는 쉬워지고=전국 법원에서 나오는 경매 물건은 올해 들어 계속 늘고 있다. 매물이 증가하면서 감정가의 절반 이하에 낙찰되는 건수도 올해 1∼9월 2만123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만3158건에 비해 61.4% 늘어났다.
경매 진행 방식도 일반인의 참여가 쉽도록 바뀌고 있다. 법원은 최근 우편을 이용해 입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간(期間) 입찰제’를 별도로 도입했다. 이 제도는 입찰 현장 분위기로 낙찰가를 파악했던 경매브로커의 설자리를 잃게 만듦으로써 전문가와 일반인의 ‘실력 차’를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경매가 본질적으로 지닌 ‘위험’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조주현(曺周鉉) 교수는 “불황으로 기업이나 가계가 도산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경매에 대한 관심은 커진다”면서 “매물이 많아지고 경매 참여도 쉬워졌지만 자칫하면 입찰보증금만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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