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업중앙회 회원 3만여명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사상 처음으로 벌였다. 전국노점상연합 소속 회원 1000여명도 3일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정부는 경기불황의 책임을 지고 대책을 마련하라며 집회를 가졌다.
원숭이 해인 갑신년(甲申年)이 저물고 있다. 머지않아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종소리가 울리면 인지상정으로 불우이웃을 돕자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연말연시는 이른바 ‘기부 시즌’이다. 우리나라 전체 성금의 70% 정도가 이때 집중된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복지시설을 찾는 발길이나 후원하는 따뜻한 손길은 예전보다 줄었다고 한다.
2001년 2월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원제 Pay it forward는 다른 사람에게 베풀라는 뜻)는 누구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새 학기를 맞아 사회교사가 “좋든 싫든 사회 안에 살아야 한다. 세상이 너희들에게 무엇을 바랄까?”라고 학생에게 묻자 한 소년이 “낫싱(Nothing)”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소년은 ‘세상을 바꿀 만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라’는 숙제를 한다. 세 사람에게 인생을 바꿀 수 있도록 사랑을 베풀고, 그 세 사람이 다시 각각 세 사람에게 사랑을 갚도록 하는 다단계 릴레이 방식을 생각해 실천에 옮긴 것.
소년은 부랑아를 재워주고 과거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은 교사와 외로운 어머니가 사랑하도록 다리를 놓아준다. 결국 사랑 나누기는 전염병처럼 세상으로 퍼져나간다.
우리 곁에는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살기 어려운 이웃이 많다. 결식아동 1만4000여명, 소년소녀가장 6000여명, 저소득 장애인 23만여명, 혼자 사는 노인 64만여명, 기초생활수급자 137만여명….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고 해서 도움이 절실한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을 전하는 일마저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경제적 기부만 ‘나눔’은 아니기 때문이다.
생김새와 이름이 서로 다른 것처럼 각자가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 능력도 다르다. 복지시설에서 밥을 퍼주는 자원봉사자, 몸을 던져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한 시민 등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를 실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더불어 살아가는 내 이웃에게 눈을 돌리고 사랑 나누기에 동참한다면 경제가 어려워 더 춥게 느껴지는 이 겨울도 따뜻하지 않을까.
김상철 경제부 차장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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