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더치’브랜드 짝퉁?… 특허심판원 “무단도용” 등록무효심

최근 연예인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본더치’ 브랜드가 가짜 상표라는 특허심판원 심결(審決)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허심판원은 최근 미국 ‘본더치 오리지널스 엘엘시’사가 청구한 본 더치 상표 등록 무효 심판에서 국내 상표 등록권자인 이재희씨 등이 부당 이득을 얻기 위해 상표를 무단 도용했다며 등록 무효심을 내렸다.

이 상표는 국내에서 2001년 5월 등록됐으며 ‘본더치 오리지날’이라는 국내 회사가 상표권자인 이씨 등에게 ‘통상 사용권’을 받아 올해 6월부터 압구정동, 홍익대, 이화여대 근처 등에 6곳의 대리점을 내 영업을 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본더치 본사는 이씨가 상표권 사용 권한도 없이 상표를 똑같이 모방해 등록함으로써 공정한 상품 유통 질서와 상도덕을 위배했다며 무효 심판을 청구했고 특허심판원은 청구인의 손을 들어 준 것.

이에 따라 미국 본더치 본사와 올해 3월 총판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동양FnD는 미리 가짜 상표를 등록해 놓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며 상표를 도용해 의류사업을 해 온 국내 ‘본더치 오리지날’사와 의류매장 소유주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표등록권자 이씨의 대리인인 김중효 변리사는 “청구인의 일방적인 의견만을 듣고 피청구인에게는 의견을 제시할 기회도 주지 않은 잘못된 심결”이라며 “항소해 특허법원에서 시비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본더치는 지난해부터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입어 유명해진 브랜드. 압구정동 매장은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가수 양현석씨가 운영해 왔으며 최근 인기그룹 ‘지누션’의 션에게 결혼 선물로 매장을 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양FnD측 김남홍 변호사는 “최근 중국의 느슨한 특허법 때문에 짝퉁 상품들이 활개를 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한국도 유사한 사례가 많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