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희순씨(35)는 올해 2월 남편을 피보험자로 하는 30년 정기보험에 가입했다.
동갑인 남편이 만 65세 이전에 병이나 사고로 사망하면 김씨가 1억원의 보험금을 받는 대신 10년 동안 한 달 보험료로 13만원씩 내는 조건이다.
김씨는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싶지만 보험료가 비싸 정기보험에 가입했다”며 “나중에라도 남편의 소득이 많아지면 종신보험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8개 생명보험회사의 정기보험 판매 실적 추이(단위:건, 억원) | |||
2003년 4∼9월 | 2004년 4∼9월 | ||
새 계약 | 첫 보험료 | 새 계약 | 첫 보험료 |
2만789 | 11.4 | 3만1460 | 21.9 |
8개 생명보험회사의 정기보험 판매 실적 비교. 자료:생명보험협회 |
▽싸고 편한 틈새 상품=정기보험은 보험기간이 한정된 종신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종신보험의 보험기간은 평생이지만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만 보장한다.
김씨가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남편이 언제 사망해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기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기간을 30년으로 했기 때문에 남편이 만 65세를 넘어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
30년의 보험기간에는 종신보험에 가입한 것과 같은 보장을 받는다. 남편이 어떤 이유로 사망했는지에 관계없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김씨의 남편이 65세 넘게 살 경우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월 보험료가 같은 조건의 종신보험보다 싼 것이다.
김씨가 같은 액수의 보험금을 받는 조건으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10년 동안 내는 월 보험료는 26만8000원으로 늘어난다.
생명보험협회 강성규(姜聲圭) 팀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정기보험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생보협회에 현황 자료를 제출한 삼성 대한 교보 등 8개 생명보험회사는 올해 4∼9월 3만1460건의 새 정기보험 계약을 체결했으며 첫 회 보험료로 21억9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789건, 11억4900만원)에 비해 건수는 51.3%, 보험료는 90.8% 증가한 것이다.
▽종신보험 전환도 가능=18일 현재 정기보험을 팔고 있는 생명보험회사는 삼성 대한 교보 등 모두 17개사.
일부 생명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나 회사를 거치지 않고 전화나 인터넷으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암 특약과 재해 특약 등 다양한 특약에 추가로 가입하면 수술비나 치료비 등을 받을 수도 있다.
11개 생명보험회사는 가입 기간에 정기보험을 종신보험으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보험상품 비교 사이트인 인슈넷의 강병삼(姜秉杉) 팀장은 “회사와 상품마다 종신보험으로 가입할 수 있는 시기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잘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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