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대한해운에 이어 국내 최대의 해운업체인 한진해운도 외국자본의 지분 확대 공세에 노출되면서 주요 업체들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것. 동북아의 물류허브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해운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공략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칼라일그룹에 대한 물류사업 매각설이 나온 가운데 외국인 지분이 계속 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은 6월 초 26.98%이던 것이 이달 들어 43.65%로 급격히 늘어났다. 노르웨이의 해운 재벌인 존 페트릭슨도 한진해운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박정원 사장은 이와 관련해 “물류사업 부문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칼라일그룹에 대한 피인수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우호지분이 28%를 넘기 때문에 적대적 M&A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골라LNG측이 지분을 7.42%로 늘린 가운데 같은 노르웨이계 펀드인 스타뱅거폰드포발팅AS 지분도 6.39%에 이르고 있어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에 따라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에 12%의 자사주(自社株)를 넘긴데 이어 우리사주조합에서 233억원을 끌어들이는 등 우호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해운도 골라LNG의 지분이 21%로 늘어나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다. 다만 주요고객인 포스코가 ‘백기사’로 나서 자사주 2.17%를 매입키로 하는 등 우호지분이 늘면서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다.
굿모닝신한증권 남권오 연구원은 “해운업체에 대한 외국자본의 M&A 공세는 호황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한국 해운주는 외국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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