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3분기(7~9월) 도시근로자 가구 중 최상위층과 최하위층의 월평균 소득의 차이는 외환위기 때 수준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 정부가 '빈부격차 해소'와 '분배'를 강조하고 있지만 서민층의 살림살이는 경기침체 속에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일 통계청이 내놓은 '2004년 3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전국 도시근로자 가구 가운데 소득 상위 10% 그룹의 월평균 소득은 742만3057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690만411원보다 7.6% 증가했다.
반면 하위 10% 그룹의 소득은 79만6192원에서 82만814원으로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중 전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1만8568원에서 321만5494원으로 6.5% 늘었다. 부유층의 소득증가율은 평균 이상이지만 빈민층은 절반 이하를 밑도는 수준.
이에 따라 상위 10% 그룹의 소득을 하위 10%로 나눈 소득배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소득 배율은 9.04배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9를 넘어섰다. 2002년과 2003년 3분기 소득 배율은 각각 8.11배, 8.67배였다.
소득 배율이 클수록 부유층과 빈민층의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3분기 기준으로 소득배율은 1996년 6.95배, 97년 6.94배였으나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98년에는 9.39배까지 치솟은 뒤 벤처버블 붕괴의 후유증이 있었던 2001년(9.12배)을 제외하고는 8배 대에 머물렀다.
이처럼 올해 3분기 소득배율이 커진 이유는 경기침체 외에도 외환위기 이후 고용패턴이 바뀌어 임금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탓도 있다.
최상위층은 스톡옵션 등 소득을 올릴 기회가 많아졌으나 하위층은 대부분 임시직에 채용돼 고용 불안을 겪고 있기 때문.
LG경제연구원 송태정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투기억제대책이 잇따르면서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임시직 일용 노동자의 일자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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