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특별소비세 논란이 이어지면서 자동차업계가 연말 판촉활동을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환원될 예정인 특별소비세 인하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이후 자동차 판매가 주춤거리는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 잠재고객들 사이에서 “일단 기다려 보자”는 소비심리가 퍼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특소세는 내년부터 2000cc 이하 차량의 경우 4%에서 5%로, 2000cc 이상은 8%에서 10%로 원상 복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헌재(李憲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특소세 인하기간 연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연말 대대적인 할인 판촉전을 벌이면서 확 늘어나는 듯했던 판매 실적이 정부의 방침이 알려진 이후 다시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후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고 정부도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자동차 영업사원들은 이대로 판매세가 가라앉아 버릴까 봐 전전긍긍하는 상태다.
많게는 300만원까지 깎아주는 대대적인 할인이나 장기 무이자 할부 등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출혈(出血) 판촉’의 부담으로만 남게 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신차(新車) SM7 판매를 시작한 르노삼성자동차 영업사원들의 경우 특소세 때문에 고객에게 정확한 가격을 제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M7은 주문량이 밀리면서 올해 구입계약을 맺어도 차량 인도 시기가 내년 2월경으로 미뤄지는 상황. 특소세는 출고시기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이 경우 고급모델의 가격이 8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차량판매시 이 점을 설명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가격을 제시할 수 없어 답답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 기아자동차그룹 마케팅 담당 임원은 “특소세 인하 연장 검토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결정이 늦어지면 오히려 내수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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